“파친코 게임은 삶에 대한 은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공평하지만 어쨌든 게임을 해야 하거든요.”
최근 애플TV 드라마 흥행으로 국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원작 소설 ‘파친코’(2018년)의 이민진 작가(54·사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파친코는 지난달 25일 애플TV에 드라마가 공개된 후 해외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전체 베스트셀러 70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1, 2권이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 2위를 차지했다.
“19세 때 파친코를 처음 쓸 생각을 했는데 30년이 지나서야 책을 출간했어요. 처음 책이 나올 때는 인기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오직 사회적, 역사적으로 정확하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것에만 신경을 썼어요.”
이민진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교포 1.5세다. 그의 이런 경험이 부산과 일본 오사카,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는 “소설 ‘파친코’는 20세기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재일교포에 관한 이야기”라며 “재일교포는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광복 직후 일본에서 산 재일교포들이 극심한 차별을 겪었다는 얘기다.
드라마화 이후 소설이 인기를 끄는 데에 대해 그는 “나는 시장을 위해 글을 쓰지 않고 오직 독자를 위해 글을 썼을 뿐”이라며 “정치, 역사, 종교, 가족 등 다양한 소재로 소설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품 계획과 관련해선 “재미 한국 교포들의 교육열을 담은 3번째 장편소설 ‘아메리칸 학원(American Hagwon)’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재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