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에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윤 대통령의 방일을 시작으로 12년간 중단된 한일 간 ‘셔틀 외교’(상대국을 오가며 정례 정상회담을 여는 것)도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르면 올 하반기에 답방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조정에 들어가는 등 한일 관계 개선의 상징이 될 셔틀 외교의 복원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9일 윤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16, 17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도 이날 한일 정상 간 회담 및 만찬 개최 소식을 동시에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12년간 중단되었던 한일 양자 정상 교류가 재개된다”면서 “이는 한일 관계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셔틀 외교 복원을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일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셔틀 외교의 재개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이후 답방 차원에서 첫 방한을 위한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상의 한국 방문은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방한한 게 마지막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직 양국 간 얘기가 나온 건 없지만 이번 정상회담에 방일하면 다음엔 방한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전했다.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상대국을 1년에 한 번씩 방문하는 형식으로 시작됐다가 2011년 12월 당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회담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기시다 총리의 답방이 이뤄지면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부활하는 것이다. 2017년 7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복원에 합의했지만 관계 악화로 실현되지 못했다.
도쿄=이상훈 sanghun@donga.com · 장관석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