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더 이상 ‘투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사진)를 볼 수 없게 됐다.
에인절스의 페리 미내시언 단장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오타니의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은 시즌에는 더 이상 등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24일 발표했다. 그러면서 “수술이 필요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첫해인 2018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올 시즌 투수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 중이던 오타니는 이날 신시내티와의 안방 연속경기(더블헤더) 1차전(4-9 패)에 선발 등판했다. 피로 누적을 호소하면서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었던 오타니는 이날 1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1회말에는 MLB 전체 선두로 올라서는 시즌 44호 홈런(2점)까지 때려내면서 정상 컨디션을 자랑했다.
문제가 생긴 건 2회초 1사 1루 상황이었다. 크리스천 엔카르나시온스트랜드(24)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시속 152km짜리 속구가 파울이 된 뒤 오타니는 팀 더그아웃을 향해 ‘몸이 좋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다. 곧바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오타니는 타석에도 들어서지 않고 경기에서 아예 빠졌다. 오타니의 이날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9.8km로 시즌 평균(155.9km)보다 6km 정도 낮았다.
‘타자’ 오타니가 계속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이어갈지도 아직 알 수 없다. 오타니는 이날 2차전(3-7 패) 때는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2019년에도 타자로는 106경기에 나온 기록도 있다. 그러나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면 잔여 경기 출장이 쉽지 않다. 수술을 받는다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협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확률이 높다.
한편 오타니를 꺾고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던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는 이날 워싱턴과의 안방경기에서 개인 첫 3홈런 경기를 펼치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양키스는 이 승리로 1982년 이후 41년 만의 9연패에서 탈출했다.
강동웅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