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게릴라」의 총구는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텔레비전 방송국을 일차적 표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소설을 통해 방송이라는 매체가 대변하는 우리 사회의 허영과 허위의식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유년의 기억을 지우고 몸을 던져서라도 방송이라는 화려한 무대의 주역이 되고 싶어하는 여성 프로듀서 홍연옥,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야합과 배신을 서슴치 않는 방송국의 고급 간부 하국장, 친아버지의 성폭행에 절망하여 마약에 빠져들고 무절제한 섹스에 몰두하는 재영, 짓밟히면서도 저항할 줄 모르는 사람들과 짓밟으면서도 짓밟는 줄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 결연히 총을 드는 외로운 게릴라 마석구…
작가 김광호는「게릴라」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방송의 진실이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따라 왜곡되고 오도되는 현실과, 방송이 만들어 낸 가치 전도의 허상 속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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