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에 서기 위해서는 지옥의 한가운데로 내려가야 한다」는 오스트리아의 신예작가 페터 R. 비닝어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인「고양이 흔적」을 우리말로 옮긴 소설로, 모두 30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이오나 섬 암벽 위의 수도원에서 시작된 희대의 복음서 제작이 이교도의 침입으로 중단된다. 수도원은 피바다가 되고, 서적 제작에 몰두하던 수도사 네 명은 미완의 원고를 들고 탈출에 성공한다. 이들은 아일랜드의 수도원 켈스에서 드디어 책의 제작을 끝내는데, 이들 가운데에는 신분을 위장한 조로아스터교 수사가 한 사람 끼여 있었다. 그가 그 '책'에 한 일은 무엇인가?
한편, 1992년의 비엔나에 사는 평범한 공무원 슈타인벤트너는 어느 날 교통사고로 사람을 치어 죽이고 도망치게 되는데, 뜻하지 않게 어느 보관함의 열쇠를 손에 넣게 된다. 그 다음날부터 그에겐 기이한 일이 잇따라 일어나게 되는데…
이처럼 서로 논리적 연관관계가 전혀 없어 보이는 두 개의 플롯이 조로아스터교의 몇 가지 상징들을 연결점으로 하여 번갈아 진행되는「선한 편에 서기 위해서는 지옥의 한가운데로 내려가야 한다」는 욕망과 범죄와 대립이 범람하는 오늘날, 인류의 미래를 향한 우리 개인의 선택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추리기법을 빌려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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