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은 서울 인근 도시를 무대로 소외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던 '운동권'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궁핍한 시대의 삶의 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 온 '운동권'의 자기 반성적 고백과 함께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자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면면은 80년대의 현장을 체험한 작가 주변의 보편적 인간 군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쌍권총과 해뜸이는 '운동'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볼 때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는 전형이며, 소설 속의 '나'는 우여곡절 속에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운동권'의 지향성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기억 상실로 실어증에 걸린 전반부와 기억 상실의 수렁에서 벗어난 후반부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소설 속에서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이지숙'은 운동의 도덕성과 지향성을 걸러내는 훌륭한 여과장치가 되고 있다.
「쌍권총」은 결코 희망적이라고만 할 수 없었던 과거의 현실을 그리면서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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