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욕조속의 세사람

대중들은 흔히 타블로이판 잡지를 장식하는 선정적인 세 사람의 섹스와 삼각연애를 혼동한다. 간통 매춘 그리고 좀처럼 부드러운 표현을 찾기 어려운 성도착증, 이런 것들이 삼각연애와 동일시된다.
사실 간통과 삼각연애는 공통적으로 인생을 최대한 향유하고 싶은 은밀한 갈망에서 출발한다. "누가 나의 것이며 나는 누구의 것인가"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고개를 드는 것도 똑같다. 그러나 간통은 대체로 성적 흥분, 들통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질투등이 혼재된 고전적 삼각관계와 통하는 행위이다. 이와 달리 삼각연애(menages a trois)는 구성원들의 서로에 대한 존경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이다.
삼각연애는 정직성이라든지, 세사람 사이의 최소한의 상호묵인을 전제로 한다. 세 사람이 서로 협력하는 관게라면 더 바랄 게 없다. 이렇게 성욕과 우정이 완전하게 합일을 이룬 진정한 삼각연애는 간혹 특별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매혹적인 산물을 만들어낸다.
이 책 '욕조속의 세 사람'은 삼각연애에 대한 사회학적인 논문이나 무슨 입문서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매우 유익한 관계'에 관한 에로틱한 역사를 다루고 있다. 삼각연애는 루소 볼테르 엥겔스 니체 프로이트 사르트르의 경우처럼 인류의 사상적 철학적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고 릴케 헤밍웨이 헨리 밀러등이 유명한 예술가나 문인들의 작품세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어쨌든 삼각연애는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연애이다. 이 책의 공저자 바바라 포스터, 마이클 포스터, 레다 해더디는 10년이 넘게 실제로 그러한 사랑을 하고 있는 삼각연애 예찬론자들이다. 이들은 역사 문학 예술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광범위하고 세밀한 조사 작업을 바탕으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세기를 넘나들며 실제 생활과 예술 작품에 묘사된 삼각연애 사례들을 추적하였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과 그들의 주목한 만한 업적들을 탐색함으로써 세 사람사이의 연애는 반드시 갈등과 투쟁, 피비린내가 뒤따르게 되어 있다고 믿는 세인들의 편견을 바로잡으려 한다.

바바라 포스터, 마이클 포스터, 레다 해더디 지음 ★ 세종서적 ★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