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 기선, 바다, 하늘

우리 문학사에 '예술가소설'이라는 새 장을 열며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이제하. 시, 소설, 그림, 영화평론등 장르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다방면에 걸친 작품활동을 통해 우리 시대에 보기드문 르네상스적 면모를 보여온 그는 얼마전엔 CD음반까지 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문학동네'에서 그의 전집을 12권에 걸쳐 펴내겠다는 것도 여러모로 의미있는 일이 되겠다. 이 책 '기차, 기선, 바다, 하늘'은 1978년 홍성사에서 출간된 이제하의 두번째 창작집이다. 총 9편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그중 '비원'은 검열로 인하여 유보되었던 작품이다. 기발하면서도 엉뚱하다 싶을 정도의 도입부로 발표 당시 문단에 충격을 던져준 표제작 '기차, 기선, 바다, 하늘'을 비롯하여 일탈의 욕망과 광기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자매일기', 그의 특유의 상상력을 통하여 환상에 사로잡힌 이야기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는 '환상지 3'등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그의 작품들은 우리 소설문학에서 '환상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제하는 1937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마산고를 거쳐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했다. 57년 '현대문학'에 시 추천, '신태양'에 소설 '황색 강아지'가 당선됐으며 6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손(手)가 입선, 문단에 나왔다. 85년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로 이상문학상을, 87년에는 '열망'(원제 광화사)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제하 지음 ★ 문학동네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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