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어머니가 들려준 88가지 지혜

요즘 클린턴 성추문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면서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는 힐러리는 어린시절 매우 심약한 아이였다고 한다. 이사간 마을에서 세를 과시하며 괴롭히는 아이를 피해 엄마를 찾아 집으로만 들어오는 아이에 불과했다고.
그때 그의 어머니는“하나는 그 아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 또 하나는 그 아이와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딸에게 두 가지를 일러준다.
힐러리는 첫번째 방법을 따르기로 했으나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고 여전히 어머니의 위안만 받으려 한다. 그후 어머니는 집안에서만 놀지 않으려면 밖에 나가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하자 힐러리는 싸움은 처음이지만 맞서 싸워 보려고 노력한다. 계속해서 아이가 맞기만 하자 어머니는 다른 방법을 고안하려 결심했으나, 힐러리는 다시 일어나 상대 아이에게 맞은 대로 돌려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대한 명사들을 키운 어머니들의 따뜻한 삶의 교훈’을 들려주는 로렐 브레닌 호프만(Laurel B. Hoffman)이 쓴 ‘어머니가 들려준 88가지 지혜’란 책이 ‘사람과 책’에서 나와 자녀교육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영국 전 황태자비 다이애나는 두 왕자가 학교와 왕실의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삶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다이애나는 두 왕자를 데리고 하층민이 모여 사는 임시 숙소를 찾기도 했다.
“엄마가 왕자들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보통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얼머나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지, 어떤 고통을 겪는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꿈꾸고 사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으로 자라라는 것이에요”
우리 사회는 지금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PC통신과 인터넷이 기본 생활로 자리잡고 있으며‘사이버 소외’, 즉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의 해체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함께 IMF로 대표되는 국내 경제의 위기 상황은 또 다른 방식으로 가족을 해체시키고 있고, 실업이 사회문제화로 자리잡으면서 서서히 가족이 해체되고 편부모슬하 아이들,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 기아문제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평범한 시민의 자세,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사회 정의를 바로볼 줄 아는 시선,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볼 줄 아는 마음등은 우리 사회을 다시 일으킬 중요한 힘이라 판단된다.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니들은 요즘 일부 계층의 어머니들처럼 자식 교육에 유난을 떨지도, 남보다 모질게 다그친 적도 없고 유명인사의 독특한 자식교육이 유행처럼 번지는 일이 없는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헤밍웨이의 어머니는“이 세상이 아니면 저 세상에서라도 널 지지해 줄 테다. 널 사랑하는, 그리고 너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하는 엄마가”라는 표현으로 아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표현한다.
41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는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머닌 우리 가족에게 등대같은 존재였어요. 우리의 중심이셨고, 우리 모두를 밝혀 주는 등불같은 존재였지요. 나방이 불빛을 보고 모여들 듯 우린 그렇게 어머니 주위에 모였어요. 어머닌 늘 우리 곁에 계셨고 강인함과 힘을 보여주셨지요. 한 번은 오만함을 모르셨던 어머니는 사랑과 친절을 베푸셨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라. 결코 상처를 주어선 안 된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이 책을 쓴 호프만은 남편 애드워드 호프만박사가 ‘아버지가 전해준 99가지 지혜’를 출간한 것에 자극을 받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진호<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로렐 브레닌 호프만 지음 ★ 신미향 옮김 ★ 사람과 책 ★ 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