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미디어와 권력

한 국의 대표적인 논객을 꼽는다면, '김중배'씨 이름을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그는 80년대 암울했던 시절, 작가 최일남선생의 걸쭉한 입담과 더불어 세련되고 정치한 어조로 동아일보에 '김중배 칼럼-그게 이렇지요'를 연재했다. 폭압적인 군사정권의 담당자들에게는 오로지 '구호'만이 두려움의 대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완곡한 듯 하면서도 가슴을 저미는 김중배씨의 글 속에서 사람들은 민주화의 염원을 키웠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논객 김중배의 칼럼집이 오랜만에 선을 보였다. '한국언론-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부제의 이 책은 '하늘이여 땅이여 사람들이여' '민초여 새벽이 열린다'등에 이어 12년만에 나온 그의 글모음으로 96년 부터 98년 까지 발표한 글들을 싣고 있다.
스스로를 '언론의 죄인, 역사의 죄인'으로 탄핵하는 언론인 김중배씨는, 그러나 참회와 속죄만으로 그칠 수 없다며 다시금 언론현장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고 있다.
'민주화 열망'과 같은 국민 공통의 정서가 사라진 지금, 어찌 보면 지나간 인물처럼도 보이는 그가 우리에게 제시할 비전은 무엇일까? 한국언론이 더이상 '하이에나 언론' '코뿔소 언론'이기를 그칠 때 그는 어저면 "할 일을 다했다"며 휴식에 들지 않을까?

김중배 지음 ★ 나남출판 ★10,000원 ★ 3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