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동아일보매거진:lets-Let's 쫑 파티]

편 집 후 기

쫑 파티

신년호를 시작하며…/계수미

“뭐가 좋아서 맨날 생글거리고…” 딸 시집 보냈는데, 너무 좋아하면서 잘 사는 것 보니 내심 서운한 친정아버지같은 심정이라나. 매일 지나다닐 때마다 눈을 흘기는 옆부서 데스크 아저씨는 나만 보면 농담조 시비다. 하지만 그건 정말 모르시는 말씀이옵니다. 6년반 동안 근무했던 옛정을 어찌 금방 잊으리오.! 옛습성 또한 버리지 못한 까닭에 이 달 신년호를 만들면서 주부지에 난 토정 비결을 서둘러 찾아보니, 어쩌면…!
‘객지에서 낮에는 밭갈고 밤에는 책을 보니, 어쩌구 저쩌구…’ 옆에 있던 선배들은 박장대소를 했지만 순간 나는 ‘고달픈’ 내 입장을 어찌 이리 잘 아나 속으로 ‘아픈’ 감탄을 거듭! 하지 만 부지런히 수고한 뒤에는 비단 옷입고 금의 환향하는 형세라니 내년 연말엔 뿌듯한 보람을 느 낄 수 있으려는지….

어떤 술값?/ 이진아

좋아하는 선배가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한다. 공부를 하러 간다니 서운하지만 붙잡을 수도 없는 일. 마지막으로 술이나 마시자고 우리부서 사람들과 함께 한강변 모카페에 갔다. 술은 팔지 않고 자 릿세를 내면 사온 술을 마실 수 있는 희한한 곳이었다. 우리들은 창가에 둥글게 앉아 창밖을 때 리는 겨울비에 감동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술을 마셨다.
술이 모자라 주변 편의점까지 가서 더 사오는 수고까지 하며. 그래도 참 좋았다. 근데 웬걸. 자리를 털고 나오는데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그 카페 주인이 하는 말, 11만원! 1인당 한시간에 5천원씩 계산해서 자릿세가 11만원이란다.
이런 황당한 일이! 아무리 서울이 눈감으면 코베가는 세상이라지만 너무하다 너무해. 그 카페 절 대 가지 마세요. 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다,PC통신/고영주

원고마감 독촉이 유독 심했던 이번 달. 하지만 스트레스는 별로 받지 않았다. 다 PC통신 덕분이 다. 마감 막바지에 달할수록 하루에도 두세번씩 통신세상에 빠져 잠시나마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주클럽 COOL 한심한 나도간다 콜라를 아는 채팅족 여러분. 고마워요. 그 리구 다음에도 꼭 나랑 놀아줘야 돼~.

출장전문기자 스키장가다 /양은경

유난히도 춥던 날 스키장으로 출장을 갔다. 표지와 커플룩을 촬영하기 위해서. 그 다음 스토리는 눈물 찍- 콧물 찍- 양말을 두켤레씩이나 신고 모자에 마스크 대용 목도리까지…. 읽는 사람은 벌써 뭐 그렇게 추웠 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촬영을 위해 하루 종일 서있던 우리들은 도대체 패션 촬영을 하러 온건 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온건지 분간이 안설 정도였다.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무일 없었던 것에 감사하며 고생을 함께 했던 우리팀에게 찐한 동료애를 느낀다.
막막했던 대규모 촬영팀의 식사준비를 열심히 도와주신 오세일씨, 코디네 이터하랴 설거지하랴 손에 물마를 시간이 없었던 평이영과 그 동생 평정호, 카메라도 손도 꽁꽁 얼었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영호씨와 병준, 문범씨, 생일 파티도 미루고 출장을 와준 학준씨 정말 무지무지 고와워요(어째 미스 코리아 진의 멘트같지?).

97 내 운세는?/정경환

태양의 별자리,달의 움직임으로 보는 별자리, 금성이 알려주는 별자리, 13개 별자리….아니 웬 별자리가 이렇게 많아?97년 Let's 독자들의 연애운을 책임지는‘쪽집게 점쟁이’가 되기 위해 꼭꼭 집어내기로 유명한 별자리를 찾아 온갖 자료를 다 뒤졌더니 이렇게많은 별자리가 나오지 뭐야. 어느 것 하나 버릴 수가 없어 다 싣기로 결정했지만 뭔가 찜찜한 구석이….
맞아 신토불이가 없다면 아무리 쪽집게라도 믿을 수가 없지 이렇게 해서 동서양을 망라한 Let's의 신녀별책부록 ‘쪽집게’가 만들어졌는데….그런데,흑흑 슬프다 슬퍼! 뭐? 운세보는 나이를 28세에서 끊어야 한다고? 그럼 운세는 도대체 어디 가서봐야하지?

벌써 새해! /편집장 지재원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세월이 빠르다는 걸 실감하지만 올해는 유독 더하다. Let’s로 발령받아 온 지 벌써 1년이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대 감각에 감탄하면서, 그들의 마음과 요구를 제대로 읽는 멋진 잡지를 만들어 보려던 지난 1년….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지만 Let’s에 오지 않았다면 평생 느낄 수 없고, 배울 수도 없었던 많은 것을 얻은 시기이기도 하다.
잡지를 내고 나면 엽서와 전화, 컴퓨터통신 등을 통해 어쩌면 그렇게도 쪽집게처럼 우리의 실수 를 콕콕 집어내는지…. 독자들의 적극성과 참여의식은 한마디로 무서울 정도다. 그러면서도 실수 를 너그럽게 용서하고 수용해주는 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새해를 맞으면서 전국, 아니 전세계의 Let’s 독자들에게 그동안의 관심과 애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독자여러분, 새해에도 변함없이 Let’s를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물론 복 많이많이 받으시구요~

여기 홍콩 아닌가?/신동선

첫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해외 촬영을 가본 적이 있는 선배와 동료들은 ‘고생길이 훤하다’며 동정어린 눈길을 보냈기에 출발할 때는 마음은 홍콩, 머리 속은 남대문시장처럼 복잡하기만 했다. 다녀온 지 열흘이 지난 지금, 아직도 마음은 홍콩인데 머리 속은 텅 빈 것같은 느낌은 왜일까.
5년 걸어다닐 걸 일주일만에 다 걸었다는 포토 아저씨, 온갖 장난감에 눈이 돌아가버린 선정이, 짜가 시계 고르는 데 일가견이 있던 선희, 총 열마디도 안한 듯한 은미씨, 내 카드로 인조털 코트 를 산 지연씨(빨리 내 통장에 입금 要!) 등 닷새밤, 엿새낮을 함께 하며 ‘딤섬’을 같이 먹던 모 든 스태프들이 보고 싶다.
여행에 도움 주신 신동주 과장님(인척 관계 아님)과 현지 가이드 최동우씨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 린다.

목표달성. 그러나… /강소영

이번 달은 초반부터 결심을 했었지. 나의 마감을 당기기로. 그래서 열심히 원고를 넘겼지. 하나, 둘, 셋…. 어느새 난 마감을 했고 남들 원고쓸 때 원고료 영수증을 처리하는 여유를 보였지.
데스크는 원고 빨리 넘긴다고 생긋, 동기들은 스트레스 준다고 찡긋? 나보고 도대체 어쩌란 얘긴지. 아무튼 난 목표달성을 했지. 아니 근데 뒤도 안보고 열심히 일한 내게 보너스라고 떨어지는 건 새해라고 ‘나이 한 살 더’라니…. 끼악, 싫다 싫어! 나 마감 빨리 안할 거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