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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얼굴
“나 잡아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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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10월 중순쯤 관악산으로 소풍가서 찍은 사진이다. 바람 잘 날 없던 우리반(서울 五山고등학교 1학년 8반)은 역시나 관악산 정상 소집장소에 시간 맞춰 도착할 생각은 안하고 선생님의 감시망을 피해 장난을 치느라 열심이었다. 그러다 산 중턱쯤 이르렀을 때 그 중 제일 커 보이는 나무 꼭대기까지 누가 먼저 오르나 시합을 했고, 나는 아슬아슬하게 2등을 했다. 왼쪽이 그 날 1등한 나의 단짝 전경희(33)다. 친구가 들이대는 사진기 앞에서 최대한 멋진 포즈를 취한 나…. 내가 보기에는 멋있기만 한데 아내는 가수 조영남을 닮았다며 한참 웃는다. 경희와는 고교 졸업 후 연락이 끊겼다. 간혹 건너서 들리는 소식으로는 잘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좋다. 경희야, 우리 다시 만나게 되면 금강산에 가서 시합해보자. 그땐 내가 1등이다. 알았니? 박영제/ 33세·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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