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uly. 06, 2016 08:33,
Updated July. 06, 2016 09:04
얇은 금테두리에 달린 영락(瓔珞·구슬 장식물)하며 나뭇가지 모양의 장식까지…. 아프가니스탄의 틸리야 테페 유적에서 출토된 금관은 신라금관과 닮은꼴이다. 물론 세부 형태나 제작 기법은 다르지만 금관이 주는 전체적인 이미지는 통하는 구석이 있다. 400년이나 떨어진 시점과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신라와 문화적 친연성을 볼 수 있어 신기하기만 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231건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특별전을 5일 개최했다. 동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유럽, 남쪽으로는 인도와 연결된 아프간은 예부터 동서 문명 교류의 요충지였다. 아프간의 다양한 문화 교류의 흔적이 이번 전시 곳곳에 배어 있다.
예를 들어 기원전 2000년경 청동기시대 유적인 테페 푸롤에서 발견된 기하학 무늬의 황금 잔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인더스 문명의 영향을 보여준다.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원정으로 건립된 아이 하눔 유적에서 나온 유물들에는 그리스 문자가 적혀 있다. 또 이곳에선 페르시아 양식의 건물이 발굴돼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가 혼합된 헬레니즘 문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쿠샨 왕조의 여름 수도였던 베그람 유적도 소개한다. 베그람은 7세기 중국 스님 현장이 기록한 카피시국의 도읍이다. 서기 1세기로 추정되는 궁전 터에서 발견된 유리와 청동기, 석고, 칠기 유물을 선보인다.
아프가니스탄 특별전은 2006년 파리 기메박물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1개국에서 순회 전시를 이어왔다. 아프가니스탄이 전란에 휩싸이면서 유물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속 해외 전시를 하고 있다. 한국은 12번째 개최국으로 순회전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전시는 9월 4일까지. 9월 27일부터 11월 27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도 열린다. 02-2077-9265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