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 이관희 PD는 연기력보다 신선하고 젊고 아름다우며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배우가 이번 배역 캐스팅의 컨셉트라며 TV 드라마로는 무모해 보일 수 있는 형식적 시도를 통해 보는 재미를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에는 그룹 핑클의 멤버 성유리(백제공주), 모델 출신으로 TV 연속극에 처음 등장하는 김남진(신라첩자), 미스코리아진 출신의 김사랑(백제왕의 첩)과 탤런트 소지섭(백제장군)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성유리는 지난 해 출연했던 병영드라마(MBC 막상막하)에선 상황 설정마다 이번엔 이렇게 연기해야해하고 계산하며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 상황에 내가 실제 처해지면 어떤 감정이 들까를 생각했다며 그러나 아이같은 발성은 아직 문제라고 자기 연기를 평했다.
실제 17일 기자들에게 상영된 15분 짜리 데모 테이프에서 성유리는 넌 누구냐? 감히 어디다 손을 대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널 못 볼 것같은 생각이 드는구나 등 서로 다른 상황에서도 예의 목소리 50%, 콧소리 50%의 일관된(?) 발성으로 아직 성장 단계에 있음을 보여줬다.
성유리에 대해 이 PD는 눈물+액션+유머를 고루 갖춘 배우다. 심은하의 전성기를 생각나게 한다며 예쁘고 겁이 없어 많은 액션 장면을 해냈다. 연기도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성유리는 촬영 한 달 전부터 오전엔 말타기를 연습하고, 오후엔 무술 지도를 받고, 저녁엔 대본 읽고, 밤에는 와호장룡 비천무 은행나무침대 등 영화를 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내닫는 말에 거칠게 올라타는 것말고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말타기 칼싸움)을 대역 없이 해냈다.
이 드라마는 판타지 드라마를 표방한다. 낙화암 절벽과 백제 궁궐의 웅장한 모습은 미니어처에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한 것. 그러나 20회 분량의 이 드라마에서 영겁을 뛰어넘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볼 수 있는 것은 1, 2회뿐이다.
2회 중간부터는 현대 멜로물로 탈바꿈, 유일하게 전생을 기억하는 백제공주가 과거를 모른 채 환생한 건달 강인철(소지섭), 일본 명문가 자제 타쓰지(김남진)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제작진은 영화처럼 과거-현재가 오락가락하면 어렵고 복잡해 시청자를 붙잡기 어렵다며 단순하고 재미있는 현대 멜로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이관희 PD가 재기발랄한 이선미김기호 부부작가와 함께 지난해 4월 위기의 남자를 만든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것.
제작진의 말대로 현대극에도 사극에도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별식을 제공할 지 아니면 장르 불명의 변종 취급을 받을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