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CNN이 될 것이다.
아니다. 중남미의 알 자지라 역할을 할 것이다.
중남미의 24시간 뉴스 전문채널로 출범하는 텔레수르(Telesur)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24일 첫 시험방송을 무사히 마친 텔레수르는 알 자지라 방송이 아랍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중남미의 시각에서 뉴스를 전달하겠다고 천명했다.
벌써부터 미국은 이 방송이 중남미에 반미 정서를 확산시키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는 적대적=텔레수르의 출범에 대해 중남미에서는 라틴 아메리카의 CNN이 생긴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브라질 내 텔레수르 방송을 담당하는 베토 알메이다 씨는 중남미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론의 장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텔레수르의 탄생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은 곱지 않다. 전복()의 축으로 반미의 기치를 든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각각 텔레수르의 지분 51%, 19%를 보유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타임스는 10일 텔레수르는 남미의 CNN이 될 수 없으며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자들의 정치적 도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루과이 출신 언론인으로 반미 성향인 아람 아로니안 국장이 텔레수르의 총책임자인 점도 미국으로서는 껄끄러운 대목. 아로니안 국장은 미국을 적으로, 이라크전쟁을 해방전쟁이 아닌 대량학살의 전쟁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아로니안 국장은 3월 일간 뉴욕 선과의 인터뷰에서 알 자지라는 아랍의 견해를 보여 주길 원하고 텔레수르는 라틴 아메리카의 견해를 보여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최대 주주는 베네수엘라=텔레수르는 6월 24일까지 시험방송을 계속한 뒤 9월 중순 완전 개국할 예정이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제작되는 방송 프로그램의 40%는 중남미 각국의 언론이 보내는 뉴스를 방영하고 60%는 중남미 사회와 문화를 알리는 자체 제작물로 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