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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하늘 울려퍼진 대한야구 만세

Posted March. 17, 200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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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열도가 태평양 건너서 산산조각 났다.

16일 낮 한반도는 곳곳에서 힘차게 뻗어 나온 열기로 가득했다. 그것은 흥분이었고 감격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5일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일본을 3 대 2로 꺾은 데 이어 이날 또다시 2 대 1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자 시민들은 오만한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기뻐했다.

이날 시민들은 경기가 시작되는 낮 12시 전부터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 등에 설치된 대형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7회까지 0 대 0의 팽팽한 투수전이 계속되자 숨죽여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8회 이종범 선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는 순간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경기를 본 최태현(41) 씨는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을 못 이기게 해 주겠다고 큰소리치던 이치로 선수의 얼굴을 보고 싶다며 이제 일본은 한국의 적수가 못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9회 말 투수 오승환 선수가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순간 대학 캠퍼스와 병실에서도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 1층 로비에서 TV 중계를 보던 환자 백모(43) 씨는 아픈 것도 다 잊을 만큼 속이 후련하다며 반드시 한국이 전승으로 우승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야구팀으로 잘 알려진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학생들도 학교 대강당에 모여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성심학교 야구부 주장인 김정식(18) 군은 일본에 졌으면 아마 울어 버렸을 것 같다며 일본을 이긴 한국 야구대표팀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이 WBC 경기에서 세계 최강 미국과 일본을 잇달아 꺾으면서 야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져 각종 야구용품과 야구 관련 잡지 등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야구 전문 잡지 주간 야구 관계자는 WBC 경기가 시작된 뒤 정기구독을 하겠다는 독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요즘은 구독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 온다고 즐거워했다.



이종석 정세진 wing@donga.com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