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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지 못한 청 공무원 자존심을 이렇게 긁나

푸르지 못한 청 공무원 자존심을 이렇게 긁나

Posted August. 14, 200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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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경질된 과정을 보며 공무원 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행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마추어들이 청와대에 앉아 정부 및 정부투자기관의 고위급 인사를 아이들 장난으로 만들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공무원은 13일 유 전 차관이 청와대의 인사 외압에 저항하다 청와대의 직무감찰을 받고 경질된 데 대해 이렇게 자괴감과 좌절감을 토로했다.

많은 공무원들은 유 차관에 대해 동병상련()을 느끼면서도 솔직히 유 전 차관이 받은 것 같은 청와대의 인사청탁을 전화를 받고 이를 거부할 강심장이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자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권 들어 청와대의 인사청탁이 심해졌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정부과천청사의 국장급 공무원은 가장 큰 문제는 정권 핵심부가 국정에 생소한 인사들로 가득 채워진 상태에서 급이 안 되는 동류()들에게 중요한 자리를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경험이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의 낙하산 인사를 밀어붙이면서 인사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 정부에선 높이 올라갈수록 유 전 차관처럼 황당한 일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선 정권이 끝날 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천천히 승진해 고위 공무원단에 늦게 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부중앙청사의 한 공무원은 인사 청탁을 할 때도 나름대로의 최소한의 선이 있는 건데 청탁을 거절했다고 배를 째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시정잡배 수준 아니냐고 비난했다. 문화부는 여전히 내연() 중이다. 공무원들이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고 있지만 사석에서는 격앙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부의 한 공무원은 유 전 차관의 경질 배경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은 정말 웃기는 얘기라며 유 전 차관은 부내에서 본 받고 싶은 선배 였는데 옷을 벗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중앙청사의 한 간부급 공무원은 요즘 각 부처에선 청와대 파견을 기피하는 분위기라며 승진을 할 수는 있지만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부처의 한 전직 공무원은 공무원들이 순순히 말을 듣지 않으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직무감찰을 해 협박하고, 자르는 것이 이 정권의 전형적인 공무원 길들이기 수법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부처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2004년 1월 외교통상부 북미국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의견이 나온 데 대해 민정수석실이 나서서 대대적인 직무감찰을 벌였던 것이나 청와대가 직무감찰로 유 전 차관을 협박한 것이나 그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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