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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한국 요구 적극 수용하라

[사설] 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한국 요구 적극 수용하라

Posted June. 13, 20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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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오늘 미국으로 보내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쇠고기 추가협상을 벌인다. 김 본부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상은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사실상 재협상에 준한다고 밝혔다. 추가협상은 40일 이상 끌어온 촛불 정국의 향방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어서 이명박 정권의 명운()이 걸린 셈이다.

워싱턴에서는 이미 정부 및 한나라당 대표단이 미국 측과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김 본부장도 선()을 그었듯이 이번 협상은 기존 합의문의 수입위생조건을 전면 백지화하고 새로 논의하는 게 아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반입 금지를 실질적으로 보장 받느냐 여부가 1차적 관건이다.

이번 협상은 어느 쪽이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국 정부의 핵심 요구사항인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금지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양국 모두 패자가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위기는 미국 정부를 위해서도 결코 이롭지 않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비준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양측이 함께 승리하는 윈-윈 협상이 돼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수일 내에 추가적인 양해사항(understandings)이 나올 것이라는 언급은 다소 고무적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처한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정부가 아무리 친미적()이라 해도 퇴진 여부가 걸린 엄중한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미국이 한발 물러서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쇠고기 문제는 이미 한국으로선 단순한 통상() 차원을 넘어 예민한 정치의 문제로 비화돼 있다.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설득하지 못한다면 한미동맹관계에까지 치명적 타격을 줄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FTA 파기로 국제 신인도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정서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