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89% 내가 환자라면 존엄사 선택

최근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의사 10명 중 8명이 존엄사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의사 본인이 환자라고 가정할 경우엔 10명 중 약 9명이 존엄사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삼성서울병원이 지난달 20일부터 12일간 소속 의사 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존엄사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동아일보가 7일 단독 입수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의사들은 86.4%가 연명치료 중단, 즉 존엄사에 찬성했다. 올해 9월 국립암센터 조사에서 일반인 82.3%가 존엄사에 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의사들이 일반인보다 존엄사에 호의적이었다.

의사 본인이 환자라고 가정할 경우 존엄사 찬성률은 88.6%로 의사 입장일 때보다 2.2%포인트 높게 나왔다.

연명치료 중단 결정은 누가 내려야 하는가라는 질문(복수응답)에는 환자 본인 결정이 62.8%로 가장 많았고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59.2%로 뒤를 이었다. 의사 본인이 환자라고 가정했을 때엔 환자 본인 결정이 72.4%였고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48.8%였다.

존엄사 관련법 도입에 대해선 의사들의 88.5%가 찬성했다.

설문을 진행한 정형외과 정성수 교수는 의사들이 환자라고 가정했을 때 존엄사 찬성률이 높은 것은 현재의 법규와 사회적 인식이 인공호흡기를 떼야 하는 의사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며 의학적 판단보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중요하다는 설문 결과는 최근의 존엄사 판결과 맥락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신광영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