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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 방문, 계산기 두드리는 양국

Posted May. 05, 201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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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다롄()을 방문한 것에 대해 북한이 개발 의사를 내비친 나진항의 모델로 삼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북한의 이해관계보다 현재 포화상태인 다롄 항의 돌파구를 나진항 개발을 통해 찾으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다롄 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제3부두 일대를 둘러봤다.

정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다롄을 방문한 것은 단지 북한이 나진항을 벤치마킹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적 이익과 얽혀 있다며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단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행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롄 항은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곡물과 석탄, 목재 등을 중국 남부나 해외로 운송하는 중심 항구다. 동북 3성 지역의 물류는 육로로 다롄 항까지 이송돼 이곳에서 선박으로 각 지역으로 운반된다. 이 소식통은 현재 다롄항으로 물류가 집중돼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동북 3성의 물류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롄에 본사를 둔 중국 업체인 촹리()그룹이 나진항 1호 부두의 개발권과 사용권을 따낸 뒤 추가로 10년간 사용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중국의 이런 속내를 반영한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나진항 개발이 진척되지 않은 것은 중국 훈춘() 시와 나진항을 잇는 주요 도로가 비포장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현재 훈춘과 나진항을 잇는 원정교와 비포장 상태의 주요 도로를 현대화하는 공사를 연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4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동북 3성의 물류를 나진항을 통해 중국 남부로 이송할 경우 다롄 항보다 물류 1t당 10달러의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나진항을 통해 중국 남부로 보낼 수 있는 물량은 연간 400만 t에 이르며 물류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1년 만에 나진항 개발을 위한 교통로 건설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나진항 개발에 따른 수출 판로 확대 효과까지 감안하면 중국이 나진항 개발에서 얻을 경제적 이익은 엄청날 것이라며 북한이 그동안 나진항 개발을 거부하다 경제 위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개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또 다른 대규모 경제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