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40%에 육박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OECD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최근 펴낸 보고서(젠더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의 남녀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38.9%로 관련 통계가 있는 2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컸다. OECD 평균(15.8%)의 약 2.5배로, 2위인 일본(28.3%)에 비해서도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남녀 임금 격차는 정규직 여성을 임금에 따라 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중위임금이 남성 정규직 중위임금보다 얼마나 적은지 측정한 것으로 임금 격차가 클수록 남성보다 소득이 적은 여성이 많다는 의미다. 임금 격차가 가장 낮은 국가는 헝가리로 3.9%였으며, 이어 뉴질랜드(7.8%), 노르웨이(8.7%) 순이었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큰 것은 선진국에 비해 육아를 위해 퇴직하는 여성들이 많아 고임금 여성 근로자가 남성보다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20대 58.7%, 30대 53.7%, 40대 64.9%로 30대에 떨어졌다가 40대에 다시 높아지는 구조로 돼 있다. 정규직 여성 중 상당수가 30대에 출산과 육아 문제로 퇴직했다가 40대가 되면 비정규직으로 다시 일터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2005년 38.3%에서 2007년 37.8%로 줄었다가 2008년 38.8%로 다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남녀 임금 격차가 2005년 32.8%에서 2009년 28.3%로 축소되는 등 대부분 OECD 회원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영옥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여성 일자리가 많은 중소영세기업에 더 큰 타격을 입히면서 남녀 임금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 역시 54.5%(2010년 기준)로 조사 대상 40개국 중 32위에 머물렀다. 여성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아이슬란드로 82.7%였으며, 스웨덴 76.7%, 덴마크 76.1% 등 북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