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8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하자고 북한에 공식 제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산가족을 의제로 남북 회담을 공개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담화를 통해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 등도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북한에 열린 대화를 제안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꺼낸 권 장관은 “한 달에만 이산가족 400여 분이 세상을 떠난다.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는 총 13만3654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3분의 1 수준인 4만3746명에 그친다. 신청자 평균 연령은 82.4세로 90세 이상은 1만2856명, 80대 1만6179명, 70대 8229명 등 대부분 고령자다.
정부는 이날 오전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권 장관 명의로 북한의 리선권 통일전선부장에게 회담 제의를 건네는 통지문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응답하지 않았다. 권 장관은 “북한의 호응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지속적으로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