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너지 허리띠 졸라매기… “샤워는 2분만, 사우나 여럿이”

　　‘빨래는 건조기 대신 자연 건조로’(덴마크), ‘샤워는 2분만’(슬로바키아), ‘사우나는 혼자 하지 말고 여럿이 함께’(핀란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수급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각국이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를 상대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에너지 무기화에 나서자 관공서나 기업뿐 아니라 가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까지 줄이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공공건물 난방을 제한하고 가로등을 끄는 등 에너지 절감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개인과 사업체에도 실내온도를 19도 이상 올리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전력 소비가 몰리는 시간대에 전기 사용을 피하고, 외출 시에는 플러그를 빼놓으라는 지침도 내려졌다. 다만 시민들이 이 같은 에너지 절감 조치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각국이 비상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했고, 초겨울 날씨도 예년보다 따뜻해 올겨울에 심각한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국가 정부들은 러시아 외에 다른 국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고,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연장하거나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한 상태다.

　그러나 프랑스와 체코에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에너지 위기로 인해 파생된 불만 여론이 커지고 있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