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김 위원장 공개 활동은 경제보다 군사 분야에 집중됐는데, 북한 전역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민심이 악화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올해 들어 57회, 상반기만 놓고 보면 32회로 예년 상반기 공개 활동 평균치인 62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분야별로는 군사 분야가 30회로 4회에 그친 경제 분야보다 7배 이상 많았다. 2011년 집권 이후 연 100∼200회에 달했던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2017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대로 감소했다.
경제 사정 악화로 북한 내 조직화·강력범죄가 늘어나면서 김 위원장 경호를 강화하는 동향도 포착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한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한 올해 4월 방탄 가방으로 추정되는 검은 가방을 든 경호원이 김 위원장 주위에 집중 배치된 사진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초반인 2010년대 중반 그를 겨냥한 테러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지도자 암살’을 상정한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뒤 국내 소요 발생에 대한 대비를 대폭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4월 일본 도쿄신문은 2016년 개최된 노동당 대회 당시 체제에 불만을 품은 한 남성이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를 폭파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아버지 김정일도 생전에 수차례 그를 겨냥한 암살 시도로 강박증에 시달렸으며 경호를 강화하고 비밀스러운 이동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김정일은 2004년 용천역 폭발 사고를 암살 시도로 믿었다. 용천역 폭발 사고는 당시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김정일이 탄 1호 열차가 용천역을 통과한 직후 발생했다. 2017년 4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고위직 탈북자를 인용해 김정일에 대한 암살 시도와 쿠데타가 각각 2차례씩 발생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