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이 높아 ‘녹색 금’으로 불리는 아보카도의 세계 최대 생산지인 멕시코 남동부 미초아칸주(州) 마라바티오에서 26일 시장 예비후보 두 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아보카도는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로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멕시코 현지에서는 유통 통제권을 둘러싼 각 범죄세력의 대결이 치열해 빈번한 폭력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6일 오후 마라바티오 도심에서 집권 모레나당 소속인 시장 예비후보 겸 현직 의사 미겔 앙헬 레예스 씨가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괴한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 같은 날 밤에는 야당 국민행동당(PAN)의 시장 예비후보 아르만도 페레스 루나 씨 또한 역시 괴한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대선, 총선, 지방의회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6월 2일을 앞두고 해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세력이 자행한 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미초아칸주는 멕시코 최악의 범죄조직으로 꼽히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을 비롯해 각종 범죄 조직이 활개를 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조직 간 이권 다툼으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32개 주 중 다섯 번째로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를 겨냥한 공격이 많았다.
동시에 미초아칸주에서는 온화한 기후 등을 바탕으로 1년에 네 차례 아보카도 수확이 가능하다. 멕시코 아보카도 생산량의 약 7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이 중 상당수는 전 세계 수요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통계 전문 웹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인의 1인당 아보카도 소비량은 약 4.2kg으로 20년 전보다 약 4배 늘었다.
이처럼 아보카도 재배의 수익성이 높아지자 많은 범죄조직들이 속속 유통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현지 시민단체 ‘시빅데이터’는 지방의회 선서는 물론 대선까지 치러지는 올해 각종 범죄조직의 공격이 사상 최악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보카도 재배를 위한 불법 개간도 심각하다. 2018∼2023년 최소 300㎢의 삼림이 아보카도 농장으로 변했다. 이에 최근 당국은 불법 경작지에서 재배된 아보카도 수출을 막겠다고 밝혔다.
홍정수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