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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7일앞, 이종섭 전격 사퇴

Posted March. 30, 2024 07:37,   

Updated March. 30, 202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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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사전투표 시작을 7일 앞두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사진)가 29일 오전 전격 사퇴했다. 대사 임명 후 25일 만이자 호주에서 귀국 후 8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후 이 대사의 사직을 수리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이 대사의 임명 과정에 대해 “법이나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었지만 최근 여당에 불리한 판세 속에 총선 참패 위기감이 들끓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말을 앞두고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선 “만시지탄”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안산시 지원 유세에서 “이 전 대사가 자진사퇴했다”며 “여러가지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를 보라. 여러분 무엇인가 불편하고 이상하다 느끼면 우리는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저는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냥 한다. 여러분 눈치만 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에 이 대사 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섭 논란-의정갈등 등 ‘용산발 2대 리스크’가 총선 악재로 작용한다”는 당내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진실 여부와 별개로 이 대사가 공직에서 물러난 채 조사에 응하는 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다는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여당 총선 후보들은 “더 빨리 해결했어야 했는데, 이제야 떠밀리듯 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진작 결심했어야 했다. 만시지탄”이라고 했다. 한 서울 지역 후보도 “국민과 대치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원망이 커질대로 커져서 아무리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이야기해도 안 먹힌다”고 했다.

여당 후보들은 의대 증원 2000명을 둘러싼 의정 갈등 해결도 대통령실에 요구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는 “유연성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 중도층에서 ‘현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56%)는 응답이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31%)는 비율보다 25%포인트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