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巨野 ‘입법독주’ 더 세진다

Posted April. 19, 2024 07:47,   

Updated April. 19, 2024 07:47

ENGLISH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을 포함해 농산물 가격 안정법 등 5개 법안이 18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민주당은 4·10총선 압승 기세를 몰아 한 달여 남은 21대 국회 임기 동안 채모 상병 특검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도 요구하며 민생을 고리로 한 정부·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22대 국회에서 펼쳐질 거야(巨野) 주도의 국회에 대한 예고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여야 협상 과정 등을 살펴보면서 대응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야당의 독주 우려 속 정국 주도권을 잃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총선 패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산물 가격 안정법, 세월호 참사 피해지원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여당 불참 속에 단독 처리했다. 이 법안들은 올 2월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겨졌는데, 국회법에 따라 법사위에 회부된 법률은 60일 안에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소관 위원회 재적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 직회부가 가능하다. 이날 농해수위 위원 19명 가운데 민주당(11명)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 1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은 23일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여당이 반대하는 민주유공자법과 가맹사업법도 표결에 부쳐 본회의에 직회부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말까지 ‘입법 드라이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21대 국회 시작 때부터 밀어붙이기보다는 (여당과) 협의와 논의를 계속하다 오히려 국민에게 질타받았다”며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겠다. 민생을 위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생각”이라고 했다.

지도부는 전날 이재명 대표가 재차 제안한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압박도 이어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 위기 극복과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서 여야는 추경 예산 편성에 함께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할 때”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결과는) 국민의 선택이지만 야당이 앞으로 힘자랑을 엄청 하지 않겠는가”라며 “입법부가 행정부를 좌우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 주도의 입법 드라이브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논의하기는 이르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