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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씨 도쿄 발언 진상 밝혀라

Posted February. 11, 200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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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전직 대통령 김영삼()씨의 도쿄() 발언 은 앞뒤가 맞지 않는 YS식 좌충우돌 발언'의 전형이다. 김씨 발언의 요점은 김대중()정부가 현재 하고 있는 세무조사는 정치보복 협박이고, 내가 했을 때는 언론사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았지만 봐줬다 는 것이다.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소리다.

김씨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던 94년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언론사 장래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과를 공개하면 언론사가 존립에 문제가 있을 만큼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집단이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당시 세무조사 내용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기왕에 입을 연 이상 어물어물 덮을 수는 없는 일이다. 어느 언론사가 얼마를 탈세했고, 어떤 불법 탈법 행위를 저질렀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전체 언론사를 한목에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을 걷잡을 수 없이 부풀릴 것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민주주의제도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전체 언론을 불신하는 풍토에서 무슨 민주주의가 가능하겠는가.

김씨는 또 당시 언론사가 추징당해야 할 세금을 얼마만 받고 끝내라 며 깍아주었다고도 말했다. 마치 큰 시혜()라도 한듯한 말인데 도대체 대통령이라고 세금을 멋대로 깍고 말고 할 수 있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는 국가조세권에 대한 명백한 월권이자 위법이다.

결국 김씨는 현정부의 언론 탄압 의도를 비난한다면서 그 자신 언론길들이기 를 시도했다는 점을 자인한 꼴이다. 따라서 94년 세무조사 내용은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무조사의 결과도 문제가 있다면 숨김없이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더 이상 권력과 언론의 더러운 흥정 이란 의혹을 남겨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언론사 세무조사가 언론과의 전쟁 이니 조폭 언론 이니 하는 본질외적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 같은 최근 분위기에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란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세무조사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든 적법절차에 따라 공정히, 그리고 결과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권력이 길들이려고 한다고 언론이 길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독자와 국민의 뜻에 따르는 언론사의 자율적 개혁만이 진정한 언론개혁에 이르는 길이다. 우리는 당당하게 그 길을 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