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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음 맡을 수 있는 산길여행 (1)

Posted April. 13, 20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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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여섯 곳을 안내한다.

* 여수 영취산

520년생 진달래나무가 수만 그루 모인 곳이 산 여기저기에 있어 최근 들어 전국 최고의 진달래꽃 감상지로 떠올랐다.

진달래꽃은 439m봉과 봉우재 사이의 능선길에 큰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상춘객들은 대부분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흥국사-봉우재-439m봉-흥국사 코스는 걷는데 1시간 30분쯤이지만 꽃에 취하면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또 450m봉 주변의 북쪽 동쪽 능선길에도 적지 않은 진달래 군락이 펼쳐져있다. 4월초에 피어나기 시작한 영취산 진달래꽃은 4월 중순쯤이면 산 전체를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진달래 답사길 들머리가 되는 흥국사는 고려 명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광주 무등산 규봉암에 있으면서 대찰 터를 찾기 위해 날려보낸 비둘기 세 마리 중에 한 마리가 내려앉은 자리에 지은 호국사찰. 대웅전(보물 396호), 원통전 등을 비롯해 후불탱화(보물 578호), 홍교(보물 563호) 등의 볼거리가 많은 절집이다. 진달래철이면 일주문에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길가의 벚나무 고목들도 하얀 벚꽃을 피워 고찰의 분위기를 한껏 돋워준다.

주변볼거리

남해를 지키는 요충지였던 여수는 조선 4백여년간 수군의 본거지로서 역사의 현장이 곳곳에 남아있다. 거북선을 건조하던 '선소'에서부터 충민사-진남관-고소대 전적비각-자산공원-영당-무술목을 잇는 코스는 대표적인 충무공 유적 답사지.

여수의 대표적인 섬인 오동도는 동백을 비롯하여 2백여종의 수목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오동도 늦동백을 본 뒤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남쪽 끝에 자리한 향일암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일출을 자랑한다.

숙식

흥국사 주변엔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여수 시내에 있는 여관이나 오동도, 무술목, 향일암 등지의 여관이나 민박집을 이용한다. 여수의 별미로는 금풍생이 구이, 서대회, 놀래미탕, 장어탕 등이 꼽히고, 입맛을 돋우는 돌산 갓김치도 유명하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순천인터체인지나 남해고속도로 광양인터체인지로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여수 방향으로 남하하면 된다. 흥국사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오동도는 시청을 지나 전라선의 종착점인 여수역 쪽으로 가면 된다. 향일암은 돌산대교를 건너 23km쯤 더 간 돌산도 남쪽 끝에 있다.

* 남해 금산

남해 금산(681m) 가는 길은 황홀한 꽃길의 연속이다. 구례에서부터 섬진강변을 따라 내려서면 강물에 비치는 화개 벚꽃과 매화 같은 봄꽃들이 발길을 잡는다. 꽃들의 향연에 취해 들뜬 마음을 달래가며 남해대교를 건너면 이번엔 1030년생 벚나무들이 남해읍까지 이어지며 봄 나그네를 맞이한다. 여기선 강이 아닌 바다와 어우러진 벚꽃의 화사함을 즐길 수 있다. 남해 벚꽃은 4월초에 만개한다.

금산 보리암은 설악산 봉정암, 팔공산 갓바위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로 꼽힌다. 산행은 상주 매표소에서 쌍홍문과 보리암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과 금산 북쪽의 복곡매표소에서 보리암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두가지 코스가 있다.

주변볼거리

남해대교가 가로놓인 노량해협은 1598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패주하는 왜적 함대를 격멸하고 장렬히 순국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런 충무공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노량해전의 전적지인 설천면 노량리에 세운 충렬사,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이락사 등의 유적과 서포 김만중의 유허지인 노도, 태풍염해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150호) 등이 있다.

숙식

상주매표소 주변에 있는 제두장여관(055-862-6022), 제일산장(055-862-6030), 부산여관(055-862-6060) 등이나 물건리 방조림마을의 민박집을 이용하면 된다. 복곡매표소 근처에도 여러 식당과 통나무산장(055-862-4651)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아니면 금산 동쪽 기슭에 있는 남해편백자연휴양림(055-867-7881)의 통나무집에 하룻밤 묵는 것도 괜찮다.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접근할 때 영남지방에서는 하동의 진교면 소재 진교인터체인지로 나와 남해 이정표를 따라 1002번 지방도를 타고, 호남지방에서는 섬진강 건너 하동인터체인지로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남해로 간다. 두 길 모두 남해대교에서 만난다. 남해대교를 건너 19번 국도를 계속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mbjbud@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