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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손 방북 뒷얘기

Posted May. 06, 20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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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서울 답방을 포함한 남북관계 진전과 개방개혁문제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북한에 다녀온 유럽연합(EU) 관계자가 6일 전했다.

다음은 EU 및 정부 관계자들이 전하는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북 뒷얘기.

- 북한의 대미 우려

김위원장은 3일 페르손 총리에게 서울 답방과 관련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잘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 때문에 지금은 어려우며, 미국의 대북정책 점검이 끝나면 하겠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이어 ''김대중()대통령과의 '개인적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김대통령이 미국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현재의 남북한 화해과정이 어느날 통일에 이르게 될 것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간섭''이라고 지적했고,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았다.

페르손 총리는 이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마치 미국에 달린 것처럼 느껴진다''며 ''북한은 이제까지 자주를 중시해온 만큼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위원장은 북한과 EU가 인권 대화를 갖기로 한 데 대해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 김위원장은 경제경험 부족

페르손 총리는 4일 김대통령에게 ''김위원장은 서류를 보지 않고도 직접 답변할 정도로 모든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었고, 업무 지향적이며 대화가 통하는 인물''이라고 인상을 말했고, 김대통령도 ''잘 본 것 같다''고 공감했다.

페르손 총리는 ''그러나 김위원장은 경제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방향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며 ''그 스스로도 '경제분야에 대한 경험이 적다'고 인정하면서 정책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에 따라 ''투자보장, 국민 경제교육, 연구개발(R&D) 등에 대해 김위원장과 장시간 의견을 교환했다''며 ''공공예산은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 시장경제구조는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윤승모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