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상군이 유라시아대륙 전역에서 전투를 치르는 것을 전제로 짜여진 구 소련시대의 전략을 포기하고 대신 지역 방위를 지향하는 새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미국의 방위산업 전문 주간지 디펜스뉴스가 7일 보도했다.
디펜스뉴스는 니콜라이 코르밀체프 러시아 지상군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지상군은 이제 더 이상 세계를 상대로 전투를 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주요 전략적 방면의 전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르밀체프 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분쟁과 침략이 예상되는 곳을 위주로 현재 7개 군관구로 나눠 배치돼 있는 45개 사단 규모의 러시아 지상군 부대를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남서부 국경지역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에 의한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지상군을 집중 배치할 계획으로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월 군 수뇌부 인사에서 코르밀체프 당시 시베리아군관구 사령관을 지상군 사령관으로 승진시키며 이러한 전략 수정과 지상군 개편 방안을 추진하는 임무를 맡겼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그동안 군의 주요 임무는 대() 테러작전이나 내전으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며 앞으로 체첸전 등 국지전에 대비해 기동성과 전투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러시아 지상군의 전략 수정은 그동안 추진돼 온 군 개혁의 결과와 냉전 종식에 따른 새로운 방위 전략의 필요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997년부터 진행돼 온 군 개혁으로 러시아군의 총병력은 100만여명, 지상군도 35만여명으로 줄어들어 이 규모로는 세계 최대(1708만)의 국토를 전역 방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또 냉전 종식으로 전면적인 전쟁 발발 가능성이 줄어든 대신 국지전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게다가 대륙국가라는 특성 때문에 전통적으로 육군을 가장 중요시했던 러시아가 최근 해군과 공군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주요 감축 대상이 된 지상군 병력을 효과적으로 배치할 필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