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 일행은 10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임성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실무협의를 갖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구상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이해를 요청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MD 구상은 동맹국 및 러시아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국제평화와 안보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나아가 미국은 새로운 전략적 틀(Strategic Framework)에 따라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할 것이며 이에 대한 러시아측의 동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의 후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새로운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대응으로서 MD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며 미국이 MD 구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동맹국 및 이해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김동신()국방, 임동원()통일부장관을 잇따라 만나 미국의 대북정책 및 MD구상을 설명하고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임장관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병행해서 발전돼야 한다며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이봉조() 통일정책실장이 전했다.
임장관은 또 최근 북측의 미사일발사 유예 선언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희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고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에 동의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김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미국의 MD 추진은 제한된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을 갖추는 것이므로 오히려 평화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의 북-미대화 재개의사 표명에 대해 북한이 진지하게 미사일 발사유예와 같은 성의를 보일 때 부시행정부는 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북-미대화가 열리고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이날 저녁 1박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인도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