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주총회(5월18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에서는 소액주주와의 일전이 예상되는 5.99대 1의 자본금감소()안이 안건으로 올라간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대주주로부터 넘겨받은 24% 이외에도 소액주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3637% 지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감자안건 통과를 위해 필요한 지분 33.3%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주총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주총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해외채무조정 시작채권단이 3월말 현대건설에 지원한 4억달러는 이미 다 썼다. 4월부터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는 돈이 없어 갚지 못하고 있으며 물품대금 및 진성어음만 결제하고 있다.
자산매각 및 공사분양대금,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버틸 수 있는 시한은 6월말. 따라서 채권단의 2조9000억원 자금지원이 예정대로 이때까지 이뤄져야 부도위기를 넘길 수 있다.
한편 해외채무는 지금까지 모두 갚았으나 6월초부터는 손실분담 차원에서 채무조정작업을 시작한다. 채권 규모는 9억2000만9억3000만달러로 이중 외국금융기관이 6억6000만달러를 갖고 있으며 나머지는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이다. 채무조정은 출자전환을 제외한 만기연장 및 금리감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투신권과의 2차 협상채권단은 투신권이 보유한 현대건설 회사채 5400억원 중 25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6월말로 예정된 유상증자 물량 7500억원 중 1500억원을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반면 투신권은 채권형펀드에서 주식매입이 불가능하다며 대신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한 보증기관이 회사채 보증을 선다는 조건으로 만기연장할 수 있다는 자세다.
채권단은 대안으로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에 버금가는 손실부담을 위해 회사채 5400억원의 금리를 현재 12%에서 3.2%로 낮춰 3년 만기로 차환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투신권은 금리를 낮출 경우 고객자산에 직접적인 이자손실을 끼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정상화는 언제쯤6월말 자금지원이 끝나면 현대건설은 자본금 2조원, 부채비율 260%의 회사로 거듭난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영화회계법인의 자산부채 실사 결과 추가손실이 나올 수 있지만 이는 기존 부실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부채비율이 약간 높아지는 영향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운명은 신임 심현영 사장이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기반으로 얼마나 빨리 영업기반을 회복하는가에 달려 있지만 이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