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입 오리고기에 조류독감

중국에서 수입된 냉동 오리고기에서 1급 가축전염병으로 폐사율이 75% 이상인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일명 조류독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중국에서 4월13일 생산된 냉동오리고기에서 이를 확인함에 따라 오리는 물론 닭 칠면조 거위 등 모든 중국산 가금류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이 사실을 주한 중국대사관에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검역원은 또 조류독감 잠복기가 최장 21일인 점을 감안해 3월23일부터 생산 수입된 중국산 가금류 냉동육 4588t(오리고기 2971t, 닭고기 1617t) 가운데 창고에 보관중인 2655t에 대해서는 전량 반송 또는 폐기하도록 했다. 이미 출고된 1933t에 대해서는 47개 수입업체에 유통중지 명령을 내리고 유통경로를 추적해 자진 회수하도록 지시했다.

검역원은 제품에 생산일이 3월23일 이후로 표시된 중국산 가금류를 가진 소비자는 구입처로 반품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옥경() 검역원장은 이 바이러스가 5월 발생한 홍콩 조류독감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체 유해성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립보건원은 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람의 피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왔다고 말했다. 검역원은 섭씨 75도에서 5분 이상 열처리하면 이 바이러스가 죽는다며 국내에서는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병한 적이 없어 국내산 가금류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중국산 가금류는 올 들어 5월 말까지 냉동육 형태로만 오리고기 4312t과 닭 3299t이 수입됐다.

오리 닭 등 가금류 사이에 주로 호흡기 또는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병으로 고병원성 약병원성 무병원성 등 3종류가 있다. 감염되면 호흡곤란, 청색증, 산란율 하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홍콩은 지난달 조류독감이 발생한 후 가금류 150만마리 이상을 폐사시켰다.

김상철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