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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에 위성추적장치 달아 3년간 관찰

Posted July. 08, 20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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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243호 독수리. 위풍당당한 풍모의 독수리는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것일까?

MBC가 10일 방송하는 자연 다큐멘터리 독수리의 긴 여행-바가가즈린에서 철원까지(밤1055)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준다. 1999년 봄 제작진은 겨울나기를 마치고 귀향하는 독수리 두 마리에 위성 추적장치를 달았다. 독수리 날개에 달린 발신기에서 나온 전파가 위성을 거쳐 프랑스에 있는 연구소에서 해석돼 다시 제작진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제작진은 이 독수리들이 첫 신호를 보낸 몽골 동부 초이발산 지역으로 향했다. 독수리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제작진은 몽골 국립대 동물학과 곰보바타르 교수의 도움으로 이들이 몽골 남부 바가가즈린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작은 바위산이란 뜻의 바가가즈린은 바위산들이 작은 산맥을 이루는 곳으로 암벽에 집짓기를 하는 독수리에게는 최적의 서식지.

제작진은 위성추적장치를 설치한 독수리 두 마리 중 한 마리의 이동 과정을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 독수리는 바가가즈린에서 출발해 이크가즈린(몽골)과 중국 랴오닝성, 북한 압록강의 수풍발전소 인근를 거쳐 철원에 도착한 것으로 분석됐다.

머나먼 길을 날 수 있던 비결은 독수리의 날개에 있었다. 깃털에는 35만개 이상의 갈고리들이 서로 얽혀있는데 위치 별로 그 역할이 다르다. 어떤 깃털은 비행시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연출을 맡은 박상일PD는 이렇게 어렵사리 찾아온 독수리들은 정작 까치 등 텃세들의 극성 때문에 텃밭에서 쓰레기 등을 먹으며 겨울을 난다며 최근 843마리의 독수리가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조사된 만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