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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탄생 물질소멸 원인 첫 규명

Posted July. 24, 20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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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탄생의 수수께끼 중 하나인 반()물질(antimatter)이 사라진 이유가 밝혀졌다.

빅뱅(대폭발) 이후 물질과 반물질은 같은 양으로 존재했으나 반물질이 순식간에 더 많이 붕괴돼 사라짐으로써 물질 세계가 되어 오늘의 우주가 존재하게 됐다는 사실이 일단의 국제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한국 일본 미국 등 14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연구팀 벨 그룹은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 고에너지 물리학 학술회의에서 물질과 반물질의 붕괴율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 쓰쿠바에 있는 대형 입자가속기에서 원자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인 소립자 중 하나인 B-중간자와 반 B-중간자 3000만쌍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반 B-중간자의 붕괴율이 B-중간자보다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반물질과 충돌하지 않고 살아남은 물질이 현재의 우주를 만들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물질과 반물질은 충돌하면 소멸되기 때문에 반물질이 물질과 똑같은 양으로 존재했다면 현재의 우주가 탄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벨 그룹의 한국 대표인 서울대 김선기 교수(물리학과)는 물질과 반물질의 붕괴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1964년 미국의 발 피치 박사 등이 일부 소립자에서 처음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으나 모든 소립자에 적용하지는 못해 왔다며 이번 결과는 우주가 어떻게 탄생하고 존재할 수 있었느냐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물질: 전자와 양자, 중성자로 이루어지는 실재의 물질에 대하여 그 반입자()인 양전자, 반양자, 반중성자로 이루어진다. 즉 물질은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전자 등이며 반물질은 거울 속 모습처럼 전자 등과 대칭되는 것으로 다른 성질은 거의 같지만 전기적 성질인 전하는 다르다. 예를 들어 전자는 마이너스(-)지만, 반전자는 플러스(+)다.



김상연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