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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 평화협정 또 결렬위기

Posted July. 31, 200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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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서 총성을 멎게 하려는 마케도니아 평화협상이 답답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연일 마케도니아 평화협상을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전개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다. 인구 200만명인 마케도니아의 협상에 유럽의 눈과 귀가 쏠리는 것은 민족과 종교가 복잡하게 얽혀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에 미칠 파급효과 때문.

마케도니아 정부군과 알바니아계 반군 측은 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재에 따라 5개월간 계속된 내전을 끝낸다는 휴전에 합의했지만 유혈 충돌은 계속됐다.

23, 24일에도 테토보시 일원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알바니아계 반군인 민족해방군 사이의 전투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휴전 합의가 백지화됐었다.

양측은 25일 NATO의 중재로 2차 휴전에 합의했고 28일 마케도니아 남서부도시인 오흐리드의 대통령 휴양지에서 평화회담이 속개됐으나 하루 만인 29일 류베 보스코브스키 마케도니아 내무장관에 대한 총격사건으로 회담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마케도니아 평화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언어 문제. 알바니아계 대표들은 마케도니아 인구 200만명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알바니아계의 언어인 알바니아어를 국가 공용어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슬라브계가 장악하고 있는 마케도니아 정부측은 마케도니아에서 알바니아 국가를 세우려는 음모의 첫 출발이라며 거부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의 제임스 파듀, 유럽연합(EU)의 프랑수아 레오타르드 등 2명의 서방 특사들은 알바니아계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지역에서는 알바니아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중재안을 냈으나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협상 대표인 마케도니아 정부측의 보리스 트라이코프스키 대통령과 알바니아계 정당 당수들도 섣불리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담 결과가 인근의 코소보 및 발칸반도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

특히 마케도니아 내전이 슬라브 민족과 알바니아인, 그리스정교와 이슬람교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박제균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