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는 넘치고, 지방은 턱없이 부족하고.
정보통신의 기반인 유무선 통신망의 지역간 편차가 심화되고 있다. 대도시에서는 중복 과잉투자되는 반면 읍 면 단위 지방에서는 아직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 이런 통신망 인프라 격차 때문에 지역간 디지털 디바이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1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연말 서울지역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률은 11.96%였다. 반면 충남과 전남은 각각 4.15%와 4.62%에 그쳤다. 읍단위 지역 가운데 초고속인터넷이 아예 깔려 있지 않은 곳이 절반을 넘는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관련 사업자들이 과열경쟁을 벌이면서 일부는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사업을 접는 등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두 얼굴경북 영덕군에 살고 있는 최모씨(32)는 1년 전부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쓰지 못하고 있다. 근처에 전화국이 없어 한국통신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쓸까 했지만전화선 서비스만 못하다는 생각에 전화모뎀으로 거북처럼 느린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서울 서초구 A아파트 거주자들이 쓸 수 있는 서비스는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등 5개 이상이다. 전체 거주자는 총 3200가구지만 강남의 요충지로 평가되면서 크고 작은 업체들이 자존심을 걸고 과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무리한 중복투자의 문제점은 휴대전화에도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 국도변은 하루에 10여명 정도만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3개 사업자의 기지국이 모두 설치돼 있다.
하루 통화료 수입은 1000여원에 불과해 토지임대료, 시스템 냉난방비, 전기값, 전용회선값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강원도 해변지역도 여름 휴가철을 제외한 계절의 이용량이 여름철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운용률이 30%미만인 면단위급 기지국 시설을 서로 다른 사업자가 공동으로 쓰는 부분 로밍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LG텔레콤은 면단위 이하 오지지역 기지국의 평균 운용률은 15% 정도로 공동활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