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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정부 타협하나

Posted August. 03, 20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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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병호() 위원장 등 수배된 민주노총 지도부 4명이 2일 농성 중이던 서울 명동성당을 나와 경찰에 자진 출두한 것은 주 5일 근무제 등 현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만 고립된 채로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천주교측이 명동성당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며 정부가 구속 및 수배 노동자들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질을 준 것도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월 초 연대파업이 큰 반향 없이 끝난 후 노동제도 개선을 서둘러 왔다. 주 5일 근무제 연내 입법 방침을 밝혔고 노사정위원회에 비정규직 특위를 가동했다. 이는 민주노총에게는 퇴진해야 하는 정권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2일 기자회견에서 상반기 투쟁은 정부가 주요 현안 해결에 나서도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하반기 투쟁을 힘있게 조직하기 위해서도 지도부의 활동공간이 제약되는 농성을 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사정위 참여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혀 제도권 대화채널로의 복귀는 부인했지만 비공식적인 협상 참여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민주노총 산하 일부 단위노조에서는 지도부를 비판하는 소리가 높았다며 자진 출두를 계기로 민주노총 활동이 정상화되고 단위노조 간부들의 구속 및 수배조치가 완화된다면 위기 상황에 있는 현 집행부의 입지는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 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