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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개발사업 30% '돈낭비'

Posted August. 06, 20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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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조5000억원이 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30% 가량이 중복 투자, 불명확한 연구 목표, 연구실적 미흡 등으로 겉돌아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사업의 타당성을 재점검하고 부처간 중복 투자 등을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교육인적자원부 과기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13개 부처 5개 청이 지난해 2조5809억원을 들여 추진한 161개 연구개발사업을 평가한 2001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및 평가결과 보고서를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대중 대통령)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서 전문가 234명은 연구개발사업을 A(매우 우수), B(우수), C(보통), D(미흡), E(개선필요) 등 5등급으로 평가했다.

5일 본보가 입수한 이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61개 사업 중 29.8%인 48개 사업이 중복 투자, 연구성과 미흡 등으로 D 또는 E 등급을 받았다.

등급별로는 A등급 17건(10.6%) B등급 31건(19.2%) C등급 65건(40.4%) D등급 31건(19.2%) E등급 17건(10.6%) 등이었다. D, E등급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전체의 20.6%인 5322억원이었다.

부처별 최하위 E등급 사업의 비율은 단일 사업 1건(100%)이 E등급을 받은 문화관광부를 제외하면 교육부가 17건 중 3건(22%)으로 가장 높았고 환경부 5건 중 1건(20%) 산자부 27건 중 4건(15%) 해양수산부 7건 중 1건(14%) 등의 순이었다.

D, E등급을 합치면 보건복지부 4건(45%) 교육부 5건(36%) 산자부 9건(35%) 국무조정실 6건(30%) 해양부 2건(28%) 과기부 7건(22%) 등의 순이었다.

E등급 가운데 495억원이 들어간 교육부의 대학원 연구력 강화사업은 연구인력 양성에는 기여했지만 연구비보다 인건비로 주로 예산이 사용되고 과학논문인용색인(SCI) 논문 게재 건수 등 성과가 미흡해 연구력 향상에 실패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무조정실의 한국한의학연구원 사업은 타당성이 부족하고 과기부의 원자력협력기반조성사업도 최종 목표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문화부의 게임기술연구개발지원사업은 비효율적이고 실적이 미흡하며 정통부의 전파연구사업은 연구 범위와 내용이 산만해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161개 연구개발사업에 의해 추진중인 2001년도 9533개 과제를 검토한 결과 과기부의 선도기술개발 청정생산기술개발 사업과 환경부의 자동차 저공해 기술개발 사업이 서로 중복되는 등 51건 164개 과제가 중복 투자 또는 다른 부처와 연계 가능한 사업이어서 재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인철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