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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 대화 곧 재개될 것''

Posted August. 07, 200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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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2개의 한국(The Two Koreas)이라는 저서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한반도문제 전문가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전 워싱턴포스트지 도쿄지국장사진)의 견해를 5일 들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회담 결과엔 그리 놀랄만한 내용은 없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중국방문과 유럽연합(EU) 대표단 면담, 지난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면담 및 남북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대외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대화재개 요구엔 응하지 않고 있다.

양국관계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집권 초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바람에 다소 복잡해졌다. 북한은 미국의 태도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미루는 데는 기술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정확히 언제라고는 말할 수 없어도 가까운 장래에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평화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주장하고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준수를 강조,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반대했다.

예상됐던 일로 미국은 이에 개의치 않을 것이다. 양국 공동선언이 미사일방어 체제 추진에 특별한 어려움을 제기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북-러 공동선언은 북-미 관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을 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이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2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김 위원장의 주장은 그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과는 배치된다.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둘째,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외교적 수사일 뿐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에 동의하는 지 여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해한다는 표현엔 동의의 뜻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앞으로 러시아가 한반도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를 연결하는 얘기가 나오긴 했으나 러시아는 어떤 일을 크게 벌일 만한 경제적 능력이 없고 내부적으로 많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기흥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