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8일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북-미 대화에 대한 방침을 재확인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양측에서 제기하는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진지한 대화를 가질 준비가 돼 있음을 북한측에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미국이 북-미 대화의 조건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를 재개할 수 없다는 이날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이같이 답변하면서 그러나 현재까지는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브리핑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를 무장해제시켜 압살하려는 속셈에서 일방적으로 내놓은 회담의제를 절대로 접수할 수 없으며 미국측이 그를 철회하기 전에는 마주 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대화의 조건을 철회하라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미국은 제네바 기본합의의 이행방안 개선,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검증이 가능한 규제, 북한의 재래식 군비 등에 관해 협의하기를 원한다며 북한측에서도 협의를 원하는 의제가 있을 것이므로 시기 장소 조건에 관계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6월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성명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바우처 대변인이 언급한 제네바 기본합의의 이행방안 개선 등 3개항을 의제로 제시했으나 이후 발언수위를 낮춰왔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7월27일 서울에서 북한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폭넓은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