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년 8개월만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서 완전 졸업한다.
재정경제부는 외환위기 이후 IMF로부터 빌렸던 차입금 잔액 1억4000만달러를 23일 상환하면 60억달러의 대기성(스탠바이)차관을 모두 갚는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97년 12월 IMF에 긴급자금을 신청한 지 44개월만에 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IMF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돌아서게 됐다.
99년 9월 단기성 고금리 차입금인 보충준비금융(SRF) 135억달러를 갚은데 이어 이번에 대기성 차관까지 상환함으로써 한국은 IMF로부터 빌린 195억달러를 완전히 갚게 됐다. 한국은 보충준비금융 상환 이후에도 20억달러 이상 빚이 남아 사후점검 프로그램대상(PPM)국가로 IMF의 간접적인 관리를 받아왔다.
당초 대기성 차관은 3월부터 갚기 시작해 2004년 5월 상환을 끝내기로 IMF와 약속돼 있었으나 작년 8월 IMF가 한국의 외환보유액 수준 등을 감안, 조기상환을 요청해옴에 따라 일정이 3년 앞당겨졌다.
남진웅() 재경부 국제기구과장은 외환위기 당시 39억4000만달러까지 줄었던 외환보유액이 7월말 현재 970억6000만달러로 회복됨에 따라 위기극복자금의 성격이 강한 IMF차입금을 앞당겨 갚는 것이 국가신인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채무상환으로 긴급자금 지원이후 11차례에 걸쳐 벌여온 IMF와의 경제정책 협의도 끝나게 되며 앞으로는 IMF회원국으로서 매년 11월 참고회의 성격의 연례협의만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