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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2위 ''훌륭해''최경주

Posted August. 18, 20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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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는 이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라는 큰 무대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계산대로 경기를 착착 풀어나갔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최경주가 전망한 승부의 열쇠는 거리와 함께 정확성이었다. 이번 대회 코스가 워낙 길기는 하지만 러프가 까다로워 삐끗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

이날 최경주는 평소와 달리 샌드웨지를 자주 빼들었다. 억센 버뮤다 러프에 빠뜨릴 경우 제대로 된 스윙조차 힘들어 파 세이브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차라리 벙커에 빠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평소 샌드 세이브에 자신이 있던 최경주는 여러 차례 벙커에 공을 떨어뜨렸으나 오히려 여유 있게 스코어를 관리할 수 있었다.

1번홀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최경주는 2번홀에서 세컨드 샷이 러프에 박히는 바람에 유일한 보기를 했다. 하지만 5번홀 버디에 이어 티샷이 벙커에 빠진 9번홀과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13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보태 우승권에 이름을 올렸다.

첫날 최대 관심사였던 올 메이저 챔피언끼리의 맞대결에서는 듀발이 완승을 거뒀다. 10번홀에서 마스터스 챔피언 타이거 우즈(미국), US오픈 우승자 라티프 구센(남아공)과 티오프한 듀발은 초반 3개홀 줄버디에 힘입어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다.

반면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우즈는 버디 4개에 더블보기 2개와 보기 3개를 해 3오버파로 공동 100위까지 밀려 컷오프를 걱정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우즈는 15번홀(파3) 그린 주변에서의 칩샷이 그린을 넘어 물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저질렀고 3번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러프에 빠진 뒤 4온2퍼트로 단번에 2타를 까먹는 보기 드문 장면을 보였다. 우즈가 컷오프에 걸리면 PGA투어 73개 대회 연속 컷오프 통과 기록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첫날 리더보드 꼭대기에 이름을 새긴 웨이트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으며 코스레코드까지 세워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93년 켐퍼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한 우승경력인 웨이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2타차로 추격하고 있는 공동 2위가 9명인데다 3타차 공동 11위도 12명이나 돼 1일 천하로 끝날 공산도 크다.

한편 부드러워진 그린을 마음껏 공략하면서 출전 선수 15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55명이 언더파를 쳐 이 빠진 코스가 아니냐는 평가를 들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