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의존형의 아시아 경제가 급격한 침체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총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미국과 일본이 좀처럼 경기둔화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달러화 약세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선진국발() 경기둔화의 피해가 나타난 곳은 싱가포르.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14분기(13월) 11.3% 하락한 데 이어 24분기(46월)에도 10.7% 떨어지는 등 2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공식적인 침체에 빠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34분기(79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당초 3.55.5% 수준으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1.5%로 낮췄다.
대만도 수출 감소와 국내 소비침체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2.35% 하락, 1975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대만 역시 당초 4.02%로 예상했던 올 성장률을 -0.37%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0일 대만의 심각한 경기 침체를 고려, 대만 8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당초 2.54.0% 정도로 잡았던 올 경제성장률을 2.0% 이하로 수정 전망하는 등 아시아의 대부분 국가들의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경기하락에 시달리는 것은 전통적으로 성장의 엔진으로 삼아왔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아시아 국가들의 6월 중 수출은 작년 6월에 비해 대만이 -17%,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등도 -8-14%의 감소세였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산업생산 위축기업 수익성 악화실업 증가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지면서 아시아 경제를 침체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일부에서는 21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 결정이 아시아 경제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댕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고 CNN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