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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미국 AIG 현투에 2조출자

Posted August. 24, 20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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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미국의 AIG컨소시엄이 현대투신증권과 현대증권 현대투신운용 등 3개사에 2조원을 공동출자 형식으로 투입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이우철 감독정책 2국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AIG측이 현투증권에 직접 6000억원, 현대증권을 통해 4000억원, 현투운용을 통해 1000억원 등 모두 1조1000억원을 출자하고 정부는 현투증권에 직접 8000억원, 현투운용을 통해 1000억원 등 9000억원을 투입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경우 AIG측은 현투증권 지분 55%, 현대투신운용 지분 29%이상, 현대증권 지분 29.4%를 보유하게 돼 3개사의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앞서 현대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AIG측에 시가보다 10% 할인된 주당 8940원에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를 배정하기로 결의했다.

AIG측은 일단 현대증권에 4000억원을 출자, 29.4%의 지분을 확보한 뒤 이를 다시 현투증권에 재출자하며 현투운용에 출자한 1000억원도 다시 현투증권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와 AIG측은 출자 구조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를 거쳐 10월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하고 11월말까지 출자 대금을 납입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AIG측의 출자 완료 시점 1년후부터 3년간 AIG측이 현투증권의 정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매수권(콜옵션)을 주기로 했다.

또 현대그룹의 금융업 진출을 제한하기 위해 현대그룹 또는 전현직 현대그룹 관계자에게 지분을 파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MOU에 담았다. 한편 정부는 현투증권에 투입해야할 자금 9000억원 가운데 6500여억원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의 의결을 거쳐 직접 투입하고 나머지는 현대그룹이 현투증권의 부실 경영 책임으로 현물출자(약 2472억원 규모)한 현대정보기술 현대택배 현대오토넷 등 주식을 팔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AIG측과의 현투증권 잠재 부실 규모 평가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투증권이 갖고 있는 서울보증보험 보증채와 리스채(약 1조800억원 규모)를 정부가 일단 사들인 뒤 추후 매각한다는 옵션을 걸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현투증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경우 완전감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2만6000여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한데 따른 헐값 매각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훈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