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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과 WTO 동시가입 추진

Posted August. 24, 200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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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이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WTO에 동시 가입할 전망이다.

룽융투()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은 22일 내외신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카타르 각료회의에서 중국과 대만이 잇따라 WTO에 가입할 것이라며 가입 후에는 양안()이 모두 WTO 멤버이기 때문에 WTO 틀 안에서 경제무역 협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과 동시 가입을 정부 당국자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중국이 대만보다 WTO에 먼저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대만은 그동안 WTO 가입준비를 마쳤으나 중국측의 반대로 가입이 보류돼 왔다.

WTO 가입교섭 중국측 대표인 룽 부부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카타르 각료회의에서 회의일정을 조정해 중국 가입건을 대만 가입건에 앞서 다루는 방식의 타협책을 중국측이 WTO에 제시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과 동시 가입을 받아들인 것은 첫째, 최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대만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풀이다.

작년 이래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대만은 올들어 8월 중순까지 수출과 수입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4%, -20%를 각각 기록했으며 24분기(46월) 성장률이 -2.35%를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당초의 -0.5%에서 -2.4%로 재조정했다.

중국은 대만의 경제 혼미가 계속될 경우 대만기업의 대 중국 투자가 줄어드는 등 중국 경제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대만의 WTO 동시가입을 허용함으로써 대만의 경기회복을 부추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궁극적으로 독립으로 쏠리는 대만 내부의 여론을 중국 지지쪽으로 돌려보려는 의도도 있다고 관측통들은 해석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대만 독립을 당 강령으로 한 집권 민진당에 이어 지난달 하순에는 리덩후이() 전 대만총통을 배후세력으로 한 신당이 출범하는 등 대만독립 움직임이 가속화돼 왔다.

이에 맞서 중국은 6월 이래 대만해협에서 대만 상륙을 가상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대만에 대한 압박을 증가시키는 한편 국민당 등 대만독립 반대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여론 환기 정책을 취해왔다.



이종환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