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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잔류 선언

Posted September. 07, 20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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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총재인 이한동() 국무총리가 6일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파기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계속 맡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총리가 4일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직후 제출한 사표를 반려했다.

박준영()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김 대통령은 국정의 안정과 연속성, 개혁과 남북화해 협력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이 총리의 유임을 결정했다며 이 총리는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온 분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김덕봉() 총리공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총리직 유임을 바라는 김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숙고한 끝에 대통령의 뜻에 따르는 것이 고위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해 이처럼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향후 자민련과의 관계설정 문제에 대해 당을 떠나는 것은 아니며, 당의 구성원으로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당분간 김종필() 명예총재와 만날 계획은 없다고 김 공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은 이날 오후 긴급확대당직자회의를 열어 이 총리의 출당을 검토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변웅전() 대변인은 회의 뒤 이 총리의 총리직 잔류는 가소로운 행태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자민련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등 정국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김 대통령은 이 총리의 유임이 확정됨에 따라 7일 이 총리의 제청절차를 거쳐 5, 6개 부처 장관을 경질하는 개각을 단행한 뒤 10일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고위당직자와 청와대비서실 진용에 대한 개편을 실시한다.

이번 개각에선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통일부장관과 한갑수() 농림, 김용채() 건설교통, 정우택() 해양수산부장관 등 자민련소속 장관 3명의 교체가 확실시되며, 이 밖에 김호진() 노동부장관 등도 경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공보수석은 이번 개각에서는 전문성과 개혁성이 우선 고려될 것이며 지역안배도 감안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 국회가 진행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해 5,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당대표 인선과 관련해 당 대표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사람으로 발탁한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확실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승모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