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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 러 확대 논의

Posted September. 08, 20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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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전례없는 우호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7월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이번에는 주룽지() 총리가 7일부터 5일간 러시아를 방문한다. 주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지금까지 정치 안보 군사 협력 위주였던 러시아와 중국 관계가 경제분야로까지 확대된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냉전 종식 후 유일 최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협력해온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급속도로 긴밀해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30여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에 도착한 주 총리는 8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미하일 카시야노프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는 한편 9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 탕자쉬안() 외교부장, 리룽룽() 국가경제무역위원회주임, 스광성() 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 등 많은 각료급 인사들이 주 총리를 수행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에너지와 우주항공 분야의 협력. 러시아와 중국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유전에서 개발된 석유를 중국 동북지방으로 보내는 17억달러 규모의 송유관 건설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양국은 7월 장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 사업을 위한 예비협정을 맺었다.

2005년까지 송유관 사업이 마무리되면 러시아의 대()중 석유수출은 60억달러로 늘어난다. 양국은 앞으로 3년 내에 지난해 80억달러 규모였던 교역량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중국이 23년 내에 5대의 러시아제 TU204 여객기(1억6000만달러어치)를 구매하는 계약도 이번에 체결된다. 중국은 여객기 10대를 더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앞으로 러시아 여객기의 중국 시장 진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과 장 주석은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미 6차례나 회동했다. 이 같은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양국은 국제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거나 상대방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대한 양국의 반대가 대표적 사례. 러시아는 3일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몽골로 가기 위해 요청한 러시아 통과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또 러시아 불교계의 초청으로 연말 러시아를 방문하고 싶다는 그의 요청도 거부했다.

이밖에 중국은 러시아의 체첸 침공에 대해 러시아 국내 문제라며 시종일관 러시아편을 들고 있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