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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 인생' 이젠 후학위해...

Posted September. 25, 20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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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때 간호장교로 참전했다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된 80대 할머니가 평생 공장에 다니며 모은 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억원의 전 재산을 출연해 최근 전북 전주에 여산장학재단을 설립한 조금임(82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사진) 할머니. 전북 군산이 고향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한 신여성이었던 그는 625전쟁 중 수류탄 파편에 맞아 척추장애인이 됐다. 그 후 소령으로 예편한 뒤 평생 홀로 살면서 상이용사들이 운영하는 양말공장에서 일해왔다.

2억원은 조 할머니가 공장에서 받은 월급과 원호연금을 평생 동안 모은 돈. 평소에도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돕기를 계속해온 조 할머니는 이번 일도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조 할머니는 이 돈을 평소 믿고 의지해 온 조카사위 국중하(65우신산업대표전북 전주시) 씨에게 요긴하게 써달라고 맡겼으며 국씨가 조 할머니의 뜻을 살려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됐다. 휠체어 없이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조 할머니는 1967년 영국 장애인탁구대회에서 금메달, 72년 독일 장애인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장애를 극복하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여산장학재단은 내년부터 이 돈의 이자로 전북도 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광오 kokim@donga.com